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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전술] 클래식 윙어는 왜 사라졌을까? : 현대 축구에서 보기 어려운 그들의 이유 있는 퇴장

Demian Soccer 2025. 4. 1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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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 시절 아르옌 로벤과 데미안 더프(출처ㅣ첼시 홈페이지)

현대 축구에서 ‘전통적인 포지션’이라 불리던 자리가 점차 사라지고 있습니다. 그중 가장 두드러진 변화 중 하나는 ‘클래식 윙어(Classic Winger)’의 쇠퇴입니다. 한때 팀의 공격 루트를 책임졌던 클래식 윙어는 이제 점점 보기 힘든 존재가 되고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클래식 윙어의 정의, 대표 선수들, 그리고 이들이 현대 축구에서 사라진 이유를 짚어보겠습니다.


클래식 윙어란 무엇인가?

클래식 윙어(Classic Winger)는 주로 측면을 돌파해 상대 수비를 무너뜨리고, 정통 크로스를 올리는 역할에 집중하는 측면 공격수입니다. 보통 본인의 주발이 바깥쪽(오른쪽 윙어는 오른발, 왼쪽 윙어는 왼발)인 경우가 많으며, 속도, 드리블, 크로스 능력이 핵심 기술로 평가됩니다.

클래식 윙어의 주요 특징

  • 터치라인에 붙어서 넓은 폭을 사용
  • 수비수를 일대일로 제치고 크로스를 올리는 플레이 선호
  • 중앙보다는 사이드에서 활약
  • 역습 시 빠른 스프린트를 통해 공간 침투

클래식 윙어의 대표 선수들

데미안 더프 (Damien Duff) : 아일랜드
첼시와 뉴캐슬에서 활약했던 더프는 전형적인 왼발잡이 왼쪽 윙어였습니다. 측면을 깊게 파고들어 낮은 크로스를 올리는 플레이로 유명했으며, 빠른 발과 꾸준한 활동량으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첼시 시절 데미안 더프(우) [출처ㅣ첼시 SNS]

[Damien Duff - Top 10 Goals With Chelsea]
https://www.youtube.com/watch?v=OeeIXYTxXtI
 
호아킨 산체스 (Joaquín Sánchez) : 스페인

스페인 대표팀과 베티스를 상징했던 호아킨은 우측면을 휘젓는 클래식 윙어의 전형이었습니다. 날카로운 크로스와 드리블, 그리고 경기 운영 능력까지 겸비해 오랜 시간 프리메라리가에서 활약했습니다. 한국 팬들에게는 2002년 월드컵 8강전에서 페널티킥을 실축한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호아킨 산체스(중) [출처ㅣ베티스 SNS]

[LaLiga Memory: Joaquín Sánchez]
https://www.youtube.com/watch?v=GT4_nfTX8Qc
 
비센테 로드리게스 (Vicente Rodríguez) :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전성기를 보낸 로드리게스는 왼쪽 측면에서 뛰어난 속도와 날카로운 왼발 크로스로 상대를 흔드는 교과서적인 클래식 윙어였습니다. 잦은 부상만 아니었다면 더욱 많은 빅클럽 경력을 남겼을 선수로 평가됩니다.

비센테 로드리게스(출처ㅣ발렌시아 홈페이지)

 
[TOP GOLES Vicente Rodríguez LaLiga Santander]
https://www.youtube.com/watch?v=VbPt57YognY
 
고정운 : 대한민국

출처ㅣ연합뉴스

1990년대 국가대표팀과 포항 스틸러스(당시 포항제철)에서 활약한 고정운은 왼쪽 측면에서 폭발적인 돌파와 감각적인 크로스를 자랑했던 윙어입니다. ‘칼날 크로스’라는 별명처럼 정확한 왼발 크로스로 공격의 활로를 열었으며, 아시아 무대에서도 손꼽히는 클래식 윙어로 평가받았습니다.
 
[고정운 베스트골]
https://www.youtube.com/watch?v=QDWoSo0XQeI
 
서정원 : 대한민국

94년 미국월드컵 당시 서정원(출처ㅣ인터풋볼)

‘날쌘돌이’라는 별명으로도 유명했던 서정원은 빠른 발과 드리블 능력, 그리고 과감한 1대1 돌파로 유명했던 오른쪽 윙어였습니다. 특히 1994 미국 월드컵에서의 활약과, 프랑스, 오스트리아 리그에서의 성공적인 유럽 진출은 한국 윙어의 위상을 높인 계기였습니다. 클래식 윙어의 미학을 보여준 대표적인 선수입니다.
 
[서정원 베스트골 10]
https://www.youtube.com/watch?v=5XVUjs743SM&pp=ygUJ7ISc7KCV7JuQ


현대 축구에서 클래식 윙어가 보기 어려운 이유는?

최근 전술 트렌드의 변화는 클래식 윙어의 입지를 좁히고 있습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변화가 두드러집니다.

- 인사이드 포워드의 대세화
과거에는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리는 윙어가 중요했다면, 현재는 중앙으로 들어오는 인사이드 포워드(Inverted Winger)가 대세입니다. 예를 들어 왼쪽에서 뛰는 오른발잡이 선수는 중앙으로 치고 들어와 슈팅 기회를 노리거나 짧은 패스를 통해 연계하는 플레이를 선호합니다. 대표적으로 모하메드 살라(리버풀), 손흥민(토트넘), 라파엘 레앙(밀란) 등이 이런 유형입니다.

손흥민(출처ㅣ손흥민 SNS)

 
- 윙백 혹은 풀백의 공격 역할 강화
현대 축구에서는 풀백 혹은 윙백이 오버래핑을 통해 크로스 역할을 대신 수행합니다.
따라서 윙어는 크로스를 올리는 대신 중앙으로 이동하여 공격수처럼 플레이하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클래식 윙어의 전통적인 역할은 풀백에게 넘어가게 되었습니다.

PSG의 하키미(출처ㅣPSG 홈페이지)

- 포지셔널 플레이와 빌드업 중심 전술
펩 과르디올라, 미켈 아르테타 등 현대 감독들은 정해진 위치에서의 공간 점유와 빌드업을 중시합니다. 클래식 윙어는 종종 독자적으로 움직이는 성향이 강했기 때문에, 전술적 유기성에서 벗어난다는 이유로 기용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습니다.
 
- 전방 압박과 수비 기여도 요구
클래식 윙어는 공격에 특화되어 있지만, 현대 축구에서는 전방 압박, 수비 커버, 위치 조정 등 멀티 기여를 요구합니다. 단순히 크로스만 잘 올리는 선수보다는 다재다능한 윙어가 선호됩니다.


결론: 클래식 윙어는 왜 사라졌나?

클래식 윙어는 축구의 낭만과도 같았습니다. 터치라인을 따라 질주하며 크로스를 올리던 장면은 한 시대를 풍미했습니다. 하지만 전술적 효율성과 다기능성, 중앙 집중 플레이가 중심이 된 현대 축구에서 이들은 점차 사라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일부 리그나 팀에서는 여전히 클래식 윙어 스타일을 유지하려는 시도도 존재합니다. 하지만 점차 소수화되고 있고, 현대 윙어는 이제 ‘창의적인 공격수’로 진화해 가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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