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남을 것이다.
라스무스 호일룬, 2025년 6월
2025년 6월, 라스무스 호일룬은 이적설을 일축하며 잔류 입장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아직 20대 초반에 불과한 그가 장기 계약을 존중하며 스스로 잔류 의지를 천명한 가운데, 팬들과 구단의 관심은 이제 ‘그를 어떻게 써야 할까’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호일룬은 맨유 이적 첫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득점력과 경기 내 고립된 움직임으로 비판을 받았지만, 세리에A 시절 아탈란타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준 바 있습니다. 단순한 스트라이커를 넘어, 2선과 측면까지 소화했던 다재다능한 공격 자원이었죠. 그렇다면 맨유는 어떤 방식으로 그를 활용해야 부활을 이끌어낼 수 있을까요?
아탈란타 시절 : 포지션과 전술을 넘나든 스트라이커
2022-23시즌, 호일룬은 아탈란타에서 32경기 9골 2도움을 기록하며 유럽 무대에 확실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당시 그는 중앙 스트라이커는 물론, 좌우 윙포워드와 2선 자원으로도 기용되며 공격 전술의 중심축으로 활약했습니다.
특히 그의 움직임은 단순히 페널티 박스에 머무르지 않았습니다. 수비 뒷공간을 노리는 침투, 볼을 등지고 받는 리셉션 플레이, 그리고 좁은 공간에서의 방향 전환 능력은 상대 수비를 계속해서 흔들었습니다. 세리에A에서 보여준 호일룬은 골잡이를 넘어 유기적인 전술 구성원 그 자체였습니다.
맨유에서의 고립 : 1톱 시스템의 한계
그러나 맨유 이적 후의 호일룬은 다른 의미로 눈에 띄었습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경기당 평균 슈팅은 1.6회에 불과했고, 박스 안 터치 역시 리그 주요 공격수들과 비교해 현저히 낮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팀 전술상 고립되는 장면이 잦았고, 패스 연결도 원활하지 않았습니다.
텐하흐 체제의 4-2-3-1 시스템은 호일룬에게 고정된 최전방 롤만을 요구했고, 지원이 부족한 상태에서 상대 수비에 포위당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 결과, 선수 본연의 역동성과 폭발력을 살릴 여지가 거의 없었습니다.
아모림 체제와 투톱 활용 가능성
2024년 11월 11일, 루벤 아모림 감독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지휘봉을 잡은 이후 팀은 전술적으로 큰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아모림은 포르투갈 스포르팅 시절부터 3-4-3 포메이션을 중심으로 빌드업과 하프스페이스 활용에 강점을 보여왔고, 맨유에서도 유사한 틀을 기반으로 전술을 설계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아모림은 3-4-3 또는 3-4-2-1 포메이션을 기본으로, 빌드업 단계에선 3-2-5 형태로 확장해 높은 라인과 강한 압박을 유지합니다. 이런 전술은 전방에서 볼을 빠르게 회수하고 빠른 전환으로 이어지는 데 효과적이지만, 최전방 공격수인 호일룬에게는 때때로 지원의 부족이라는 문제를 야기하고 있습니다.
아모림 체제 초반, 호일룬은 주로 1톱 스트라이커로 고정 기용되었고, 측면 공격수들이 지나치게 넓은 공간에서 플레이하면서 중앙에서의 패스 연계와 서포트가 부족한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이로 인해 그는 종종 박스 안에서 고립되거나, 공을 받기 위해 하프라인까지 내려오는 장면이 자주 포착되었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영국 언론과 전술 분석가들은 다음과 같은 대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 투톱 전환: 3-4-1-2 형태로 전환하거나, 중앙에 2선 자원을 붙여주는 형태로 호일룬이 단독으로 최전방을 버티는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이 방식은 호일룬에게 더 많은 박스 내 터치 기회를 제공하고, 공격 전개 시 연계 플레이의 가능성을 높여줍니다.
- 인사이드 포워드형 윙어 활용: 기존의 와이드 윙어 대신, 중앙 쪽으로 좁게 움직이는 플레이어(예: 브루노 페르난데스, 아마드 디알로)를 통해 호일룬과의 연계를 강화할 수 있습니다. 이는 상대 수비를 끌어내고, 호일룬에게 더 넓은 공간을 제공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 전술적 유연성 확대: 스포르팅 시절 아모림은 3-5-2 포메이션으로 투톱을 가동한 사례가 있습니다. 그는 상대의 투톱에 대응하며 수비 구조를 조정하는 동시에, 전방에서도 유연한 공격 옵션을 실험한 바 있습니다. 이는 맨유에서도 충분히 적용 가능한 시나리오입니다.
현재 맨유는 아모림의 시스템을 빠르게 흡수 중이지만, 핵심 공격수인 호일룬의 고립 문제는 여전히 해결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그가 아탈란타 시절처럼 역동적이고 유기적인 움직임을 되찾기 위해서는, 단순히 포메이션에 호일룬을 얹는 것이 아니라 그가 중심이 되는 전술적 구조 변화가 수반되어야 할 것입니다.
다재다능한 자원의 잠재력 : 선수에 맞는 전술이 필요한 때
호일룬은 단순한 ‘9번’ 스트라이커가 아닙니다. 세리에A에서 증명된 것처럼 그는 윙포워드처럼 측면을 파고들거나, 2선에서 공격 전개를 도울 수도 있는 선수입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그에게 골만을 요구하는 것이 아닌, 그를 중심으로 한 유기적인 전술 환경을 조성하는 것입니다. 팀이 호일룬에게 맞춰야 한다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선수가 가진 역량과 스타일을 고려해 전술적으로 ‘어우러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무조건적인 시스템 주입은 오히려 선수의 장점을 지우게 될 수 있습니다.
유럽 대회 탈락 이후, 다시 시작할 맨유의 선택은?
2024-25시즌, 맨유는 챔피언스리그를 비롯한 모든 유럽 대회 진출에 실패했습니다. 이는 분명 실망스러운 성적이지만, 역설적으로는 리그에 집중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합니다. 주중 유럽 원정의 부담 없이, 리빌딩과 전술 안정화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셈이죠.
이러한 상황에서 아모림 감독은 더욱 신중해야 합니다. 스포르팅 시절 성공을 이끈 3백 시스템을 맹신하기보다, 현재 맨유가 보유한 선수들의 장점과 스타일을 면밀히 분석하고 이에 맞는 전술을 구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즉, 시스템의 일관성과 함께 유연성 있는 운영이 병행돼야만 팀도, 호일룬도 동시에 살아날 수 있습니다.
다음 시즌, 전술적 전환이 부활의 열쇠가 될 수 있다
호일룬은 맨유에서 다시 한 번 기회를 노리고 있습니다. 그의 잔류 선언은 선수로서의 자신감이자 도전입니다. 이제 맨유는 그에 응답할 차례입니다. 세리에A에서처럼 다양하게 쓰일 수 있는 호일룬을 고립시키지 않는 전술적 사고, 그리고 아모림의 유연한 전략 운용이 함께 한다면, 2025-26시즌 맨유는 리빌딩을 넘어 부활을 이뤄낼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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